테니스

윔블던 8강 리뷰_조코비치 VS 시너

Sulli Van 2022. 7. 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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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 8강전 2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이었습니다.

세트 수가 많아진 만큼 리뷰도 길어지게 되니 결국 경기 별로 2개의 글을 작성해야겠네요.

우선, 관심이 더 많을 조코비치 VS 시너 경기부터 리뷰합니다.

 

서브 성공률과 브레이크 횟수가 먼저 눈에 띈다.

 

<경기 전 인터뷰>

경기 전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시너에 대해 자신과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고 언급했었습니다.

"I kind of see a little bit of myself in his game, as well, from back of the court, playing flat backhand, constantly staying on the back of the line, trying to put pressure on opponents."

중계진에서 조코비치가 거울을 보는 듯 똑같은 플레이를 한다라고 인터뷰했다고 해서 이상해서 찾아봤습니다.

그냥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아 보이네요.

 

<플레이 스타일>

  • 두 선수는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 서브는 스피드보다 코너웍을 우선시하고, 1st 서브 리턴 시에는 베이스라인에서 2~3M 정도만 떨어지며 2nd 서브 리턴에서는 베이스라인까지 스텝 인하여 들어갑니다.
  • 또한, 강력한 백핸드를 가지고 있고 주로 베이스라인에 머물며 스트로크를 이어나갈 뿐만 아니라 멘털을 강점으로 뽑습니다.
  • 시너가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한 채 발전해나간다면 더욱 조코비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은 어제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죠.

1~2세트 시너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서브를 제외한 리턴, 포핸드, 백핸드 모두에서 완벽에 가까운 파워와 컨트롤을 보였습니다.

3세트부터는 조코비치가 주도하는 반대의 모습이 보였고 경기 결과도 반대가 됐습니다.

 

<기본 전략>

  • 조코비치는 랠리 중에 수시로 방향 전환을 하며 시너를 좌우로 뛰게 만들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하지 못하게 흔드는 전략을 가져왔다고 봤습니다. 이는 시너가 포핸드와 백핸드 모두에서 뚜렷한 약점을 보이지 않기에 선택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코비치는 많은 경기에서 이와 같은 전략을 가지는데, 약점을 공략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하위 랭커들과의 경기에서도, 크게 약점이 부각되지 않는 상위 랭커들과의 경기에서도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전략이라고 봅니다.
  • 다만, 경기 내용이 타이트해지게 되면 그때부터 약점을 공략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 시너는 미스샷이 많이 나오지 않을 크로스 방향의 스트로크를 기본으로 하여 경기 운영을 안정적이게 하고, 상대를 괴롭히기 위해서는 그 크로스 방향의 스트로크에서 각도를 크게 내는 전략이었다고 봤습니다.
  • 이 역시도 시너가 많은 경기에서 보여주는 본인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총 3시간 35분의 혈투.

"랠리의 주도권 잡기 싸움"

경기 전체를 시청한 후, 제가 생각한 한 줄 경기 감상평입니다.

 

2nd 서브 득점률 차이가 상당하다.

 

1세트

  • 시너는 초반 긴장된 모습을 보였고 조코비치가 수월하게 시너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할 때까지만 해도 많은 시청자들은 조코비치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확신으로 바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4번째 게임.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부터 시너는 긴장보다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조코비치는 컨디션이 확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수가 많아졌고 서브 성공률은 급감했습니다.
  • 최대 강점인 서브 리턴에서도 힘없이 짧거나 컨트롤이 되지 않는 리턴이 계속되었지요. 시너의 1st 서브 성공률이 낮아 2nd 서브를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으나 실패만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 시너는 서브 성공률이 55%에 불과함에도 서브 게임을 쉽게 지켰고, 랠리에서 주도권을 가지며 조코비치가 수비적인 스탠스를 취하도록 강제했으며, Flat 한 포핸드와 백핸드로 조코비치의 수비마저 무력화시켰습니다.

 

시너의 서브 성공률은 여전히 낮으나 득점율은 어마어마하고 조코비치는 브레이크 기회를 한번도 가지지 못했다.

 

2세트

  • 1세트에서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며 시너가 조코비치를 압도하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 시너의 집중력은 더욱 단단해졌고 조코비치는 여전히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 조코비치는 랠리가 길어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듯 보였고 시너는 Flat 한 스트로크로 계속해서 속도전을 지속해나갔죠.
  • 1세트 전략, 기본 전략에서 조금 바뀐 부분도 있었습니다. 시너는 본인이 자신 있어하는 백핸드 싸움을 유도하기 위해 조코비치의 백핸드 쪽을 노리는 횟수가 많아졌고 조코비치는 반대로 시너의 포핸드 쪽으로 샷을 보내 포핸드 대결을 하고자 했습니다.
  • 2세트까지 시너에게서 그의 집중력이 마치 화면을 뚫고 나올 듯, 무형의 집중력이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너의 실수는 본인의 스코어가 유리할 때에만 나왔고 리턴은 예리했으며, 스트로크에서는 힘이 느껴졌고 수비 능력은 모든 공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아마 커리어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경기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떠한 수식어도 함부로 붙일 수 없을 완벽함이 느껴졌습니다.
  • 반면, 조코비치는 잘되는 플레이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서브 성공률과 코너웍, 베이스라인 깊숙이 떨어지는 스트로크, 공격적인 리턴 등등... 물론, 시너가 워낙 잘하기도 했지만 조코비치 자체로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 시너가 잘해서 상대적으로 조코비치의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중계진의 의견과는 다르지만, 제가 느낀 것은

1. 빅 서버가 아니고 세컨드 서브가 많았던 시너의 서브에 대한 리턴이 흔들렸다는 점,

2. 스트로크의 컨트롤이 되지 않아 어렵지 않은 스트로크에서도 베이스라인이나 사이드라인 가깝게 붙는 샷을 하지 못했다는 점,

3. 서브 성공률이 낮고 코너웍이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의 이유, 즉 시너의 플레이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조코비치의 플레이 자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력의 차이가 더욱 컸다고 봤습니다.

 

  • 결국 2세트까지는 눈에 보이는 스코어보다 더 일방적인 시너의 우세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습니다. '조코비치가 무너지는 날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됐습니다.

 

조코비치의 1st 서브 성공률과 2nd 서브 득점율이 크게 늘어났으며 언포스드 에러는 급감했다.

 

3세트

  • 3번째 세트에서는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 조코비치는 서브 성공률이 높아지고 코너웍이 날카로워지며 서브 게임을 편안하게 지킬 수 있었고, 리턴 게임에서는 서브 리턴이 살아나며 다시 랠리에서 시너를 좌우로 흔들기 시작. 시너는 어려운 서브 리턴을 받게 되면서 스트로크의 주도권을 내주고 랠리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시너도 서브 성공률이 1~2세트에 비해 높아졌지만 조코비치의 리턴이 좋아지며 오히려 득점률은 떨어지게 됐습니다.
  • 조코비치가 랠리의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강약 조절, 백핸드 슬라이스 비중이 많아졌고 서브 시에는 T존 위주의 서브 방향에서 와이드 방향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 시너의 서브 리시브 위치는 조금 특이합니다. 애드 코트에서는 약간 T존 쪽으로, 듀스 코트에서는 대부분의 선수들과 같이 약간 와이드 쪽으로 치우친 위치를 잡습니다. 백핸드 리턴이 자신 있기에 백핸드 쪽을 포핸드 쪽보다 조금 더 비워두는 리시브 위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중계진에서는 조코비치의 서브 성공률이 3세트 반전의 KEY 였다고 코멘트했지만 저는 서브 코너웍과 서브 리턴이 경기를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 기술이 랠리의 주도권을 조코비치가 잡게 해 준 주요 포인트였다고 생각하니까요. 어차피 조코비치와 시너의 경기는 랠리의 우세를 가져가는 선수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경기였다고 봅니다.

 

급감한 시너의 서브 성공률이 눈에 띈다.

 

4세트

  • 시작부터 조코비치가 브레이크를 성공했습니다. 
  • 시너의 컨디션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신체적으로는 괜찮아 보였지만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쳐 보였습니다. 집중력에서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것처럼 느껴졌네요.
  • 경기는 3세트의 분위기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조코비치는 서브 게임을 수월하게 지켜나갔고, 리턴으로 시너의 서브 게임을 압박했습니다.
  • 두 번째 브레이크 이후 시너는 세트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위너를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조코비치가 앞섰다.

 

마지막 5세트

  • 시너는 (4세트를 전략적으로 쉬어가며) 멘털을 충전한 듯이 리턴과 스트로크의 속도가 올라갔습니다. 다만, 그 집중력이 오래가지 못하고 세트 중반부터 무너져 버렸네요. 무엇보다 서브 리턴에서 너무 무기력진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경기 정리>

  • 긴 경기 시간이 증명하듯 잔디코트임에도 시청자들에게 좋은 랠리 게임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 다만, 1~2세트에서는 시너가, 3~5세트에서는 조코비치가 주도하며 한쪽으로 기울어진 랠리였지만 말이죠.
  • 경기는 조코비치가 이겼지만 시너가 더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 아깝게 메이저 대회 첫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대회가 더욱 기대되는 시너입니다.

 

8강전 시너를 넘어서며 조코비치 VS 나달의 결승 경기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4강전이 남았지만 별 기대가 없고 결승만이 기다려지네요.

저 같은 사람은 운동선수를 하면 안 되겠죠. ^^

 

다음 포스팅은 고팡 VS 노리 경기 리뷰가 되겠습니다.

이어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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